내앞의 일이 아무리 중요하고, 당장 코앞에 미루면 곤란해보이는 일이 있어도, 아무렴 사람보다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뭐 조금 아파도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일것, 최대한의 성의로 그 너덜해진 마음으로 간신히 온 사람에게 무심함으로 생채기를 보태서는 절대로 안되겠다.
열심히 고민하고 아낌없이 시간을 쏟아부었던 때,
사람에 대해, 관계에 대해...
어떤 부분에선 항상 사람들이 나보다 약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전하려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 사람은 무신 상처가 있나 이걸 어떻게 안건드리고 마음담긴 응원과 격려를 할것인가 진지하게 성찰하고 노력했던 날들이었다.
그러다 나는 아마 어느순간 자아도취에 빠지고 나의 교만, 무지, 아집 등등과 맞딱드리고 자괴감에 휩싸였다가
또 일기를 썼다.
나의 그릇은 오만과 아집 이기심과 소유욕으로 가득하니
이 그릇을 깨지 못하면 앞으로 나는 얼마나 어긋난길에서 스스로를 꽁꽁 동여매기에만 바쁠것인지,
그러며 세상에 휘두르는 칼날과 망치는 또 얼마나 많이 스스로 만들것이며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가게 될지,
오늘의 나는 그런 내가 두렵다.
나는 이렇게도 약한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