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31, 2011

Stormy days

鳥語霜林曉 새는 서리 내리는 숲의 새벽에 지저귀고
조어상림효
風驚客榻眠 바람은 나그네 침상의 잠을 깨워 놀라게 하네.
풍경객탑면
簷殘半規月 처마에는 반달이 걸려있는데
첨잔반규월
人在一涯天 이 몸은 한 외딴 하늘가에 와 있구나.
인재일애천
落葉埋歸路 낙엽이 돌아갈 길을 메우는데
낙엽매귀로
寒枝罥宿烟 차가운 나뭇가지에 밤안개가 걸려있다.
한지견숙연
江東行未盡 강동은 가도 가도 다 가지 못하는데
강동행미진
秋盡水村邊 가을은 물가 마을에서 끝나려 하네.
추진수촌변

고려 중기 즈음 문신 고조기의 시로 제목은 ‘宿金壤縣’숙금양현
강동은 가도 가다 다 가지 못하는데 하는 마지막 절이 며칠 잔잔히 맴돈다 여기도 저기도 세상에 고적한 마음들은 무엇하러 이리도 많나
이것도 다 내 마음때문인가 뭔가
과하지 않은 감정처리 간결한 묘사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고조기의 시는 두편째.. 글로 만난 첫인상이 어쩐지 좋다.
역시 청백한 관리였으며 좌천된 이력... 킁~.
암턴 이번주엔 잠자리도 날고 오늘 이 폭우가 지나면 더위도 한풀 꺾이고 그러고 나면 가을이렸다~


*
엠비씨 스페셜 정말 감동적으로 시청.
항상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세 사람이지만 어제의 토크는 평소 엄마에게도 한번씩 의문부호를 달았던 문제들을 핵심적으로 잘 정리해주었다며 감동적이었다기에 나도 시청!



채근담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문장을 공부하여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발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알맞을 뿐이고, 인품을 도야하여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본연일 뿐이라 하는. 그리고 하나더 남을 믿는 것은 남이 반드시 다 성실해서가 아니라 저 혼자만은 성실하기 때문이요, 남을 의심하는 것은 남이 반드시 다 속여서가 아니라 제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라 하는.. 아 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