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5, 2010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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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산타모니카에서 한 달을 계속 울고만 있다
어릴 때 아빠, 엄마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면서 내 가슴에서 달달 떨며 울던 이후로
이렇게 오랫동안 우는 것을 다시 보니 가슴이 에이기만 하여
혼자 바다를 바라보고 울기만 할 뿐 어찌해주지도 못 한다
어른 들이 원망스러울 텐데 ...... 지 혼자 그냥 울기만 한다
하느님에게 기도 하는 일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을까
하느님 아이가 너무 많이 웁니다 건강이 더 버텨내지 못할거예요 울음을 그치게 해주시고 밝게 웃게 해주세요
같은 내용의 이 기도는 오래 계속 되었고 어느 날 자고 일어나는데 그냥 무심코 한 말
"큰 돈은 아니지만 작은 돈이 생기겠네"(지금도 수수께끼같은 일중 하나)
그날 우연히 들른 카지노에서 돈을 따기 시작하다 다시 잃어가니 아이는 그만 해라고 초조해한다
그러나 팡빠레가 울려퍼지니는 것을 듣고 주위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를 했는데
돈을 땄거나 사람들의 인사 그 어떤 것보다 아이가 환하게 웃는 모습만이 클로즈업되었다
이런 식으로라도 그 하루 아이를 웃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가 절로 나왔다
카지노의 돈이 며칠은 기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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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저자신을 바꿔야한다고 모진 마음을 먹었는지 그 야행성인 아이가 먼 산타모니카에서 버어몬까지
새벽4시면 일어나 새벽기도를 다녔다
그리고 하루종일 일하고 와서 또 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기도를 다니고 오래도록 자기와의 싸움을 처절히
해나갔다
그 긴 방황을 스스로 일어서려 이리도 발버둥치는구나
엄마의 부족함으로 그 긴 방황을 했을텐데 원망의 소리는 없이 지켜봐내주어 고맙다고 엄마가 저의 큰 바위얼굴이라고
하니 이 부족한 엄마 정말 큰바위얼굴이 되어야할 것같다
그럴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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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날이라 부모님 떠나 여기까지 온 아이들 친구들이 온다고 시장보러나왔다
서둘렀는지 차사고를 냈다
말도 잘 안통하는데 화를 내는 미국인과 당혹한 가운데 도움을 청해야하는데
막내가 집에 있는 줄 알지만
생각지않고 있던 일이 일어나면 항상 빨리 대처를 하기보다는
화를 냈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전화가 선뜻해지지않는다
어쩌면 일하고 있을 큰 아이에게 전화했다 "엄마 차 사고 냈어"
"괜찮아 엄마! 보험처리하면 되고 내가 곧 갈께"
정말 총알같이 왔다 분명히 내가 당혹한 모습으로 있었을텐데
"와 우리 엄마 이 미국땅에서 차사고 나도 의연히 대처하는 모습 정말 대단하다 "
그리고는 보험사와 전화를 여러번 주고받고 경찰들과 다 마무리 짓고는
털털거리는 차 운전해오며 오히려 엄마보러
당황하지않고 순발력있게 대처했다며 위로를 하다니 뭐 이런 딸이 다있는지....
그래서 멋진 아이들의 친구들과 식사 맛있게 할수 있었다
요즈음에는 남자아이들이 이렇게들 훤출나게도 잘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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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일하고 돌아와서는"엄마 ! 우리 못냄이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많이 예쁜가봐 동생이 내 일하는 곳에 왔다갔는데 다들 동생이 나보다 더 예쁘다고해
사람을 제대로 볼 줄 모르나봐 " 하며 까르르 웃는다
동생이 더 예쁘다고하는 말이 그렇게 좋을까
동생이랑 잡아먹을 듯이 싸웠던 것은 다 잊어버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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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이 '창조적으로 가꿔가는 삶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교류 해나가는 인간관계'에 있다고 어느 혹자는 말한다
그래서 하느님도 "서로 사랑하라 그것이 내가 바라는 전부이다"라고 하셨을까

나에게 사랑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시려고 자식을 선물해주셨나보다
아이들의 끊임없는 방황과 질시에 가슴 철렁한 날이 더 많았건만
하루가 다르게 긍정적이 되어가고 그녀들이 웃는 소리가 모든 것을 녹여준다


막내가 좋은 대학에 골라서 갈 수 있게 되었단다
이제 더 좋은 사람들, 더 열심히 자신을 닦아왔던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긴단다
정말 좋다
한가지 걱정은 막내가 언니까지 떨어져서 혼자 잘 있을까
돈도 같이 있어면 세이브될텐데 ...
내 걱정을 알아채고는 큰 아이가 같이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을 알아보다
또 거절을 당하고 자매가 같이 운다
이래서 가족인가...? 같이 있을 때 분쟁은 다 잊고 서로의 약한 부분이 너무 가슴아프고
자신이 그 부분을 기꺼이 함께하려고 한다
엘에이에서 버지니아로와서 대학마다 거절을 당하고 얼마나 자존심상하고
힘들었을텐데 또 다시 이런 상황이 얼마나 견디기 처참했을까
그래도 포기하지않고 다시 펜실베니아까지 가서 허락을 구해냈다
너에게만 책임을 주고 엄마는 너가 동생 가까이 있어 든든해 하는구나
딸들이 아픈 시간을 딛고 서로가 감사함과 사랑과 배려로 함께하는 모습을 보니
피말리던 그 긴 시간들이 이제 따뜻한 야외온천 넓다란 튜우브위에서 빛을 발하며
평화롭게 노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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