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할무니 할아버지들을 좋아했던 나의 몇년 전, 병원에서 잡일을 했었는데 그때 참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많이 뵈면서 친정집온듯한 따숩은 마음으로 학교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때 병원장님은 나이 예순의 지긋한 나이셨는데, 요상하게 그분은 나만 보면 자꾸 잔소리를 하셨다. 아침에 인사를 안했다나, 옷차림이 야하다나, 불렀는데 대답을 안했다나, 별 시시콜콜한 일로 태클을 걸어오시는거였다. 그때는 병원장님을 내게 월급주는 사장님이라고만 생각해서 자꾸 그러시는게 점점 치사뽕이다 싶어 날이 갈수록 그분을 멀리하게 됐다. 그리고 타주로 이사가게 되면서 마지막까지, 이렇게 빨리 그만둘거면 하지를 말지 책임감없는 애라믄서 악담을 퍼부으셔따.--; 그때는 몰랐다. 그분도 할아버지시라는거.. 좀더 다정하게 지내고 싶어 아이처럼 삐치시곤 했다는걸.. 오늘 문득 몇년 전 그 병원장님이 떠올랐다. 아마 지금도 그분은 나같이 어리숙한 여자아이, 골리시며 아침마다 근엄한 표정을 짓고 계실것 같다.크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