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16, 2010

이불 빨래할때는 일기예보를 확인하자

법대 도서관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열심히 박박 밟아 이불 빨래를 했다. 처음 해봤는데 이걸 어떻게 짜야하나..... 물을 줄줄 흘리며 난간에 걸어놓고 맥주한잔 벌컥이는데 난데없이 소나기가 후두두둑........... 걷어다가 실내로 옮겨놓고 좀 있으니 해가 다시 반짝인다. 묵직하면서도 바람이 참 좋은 날이다. 다시 내놓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다시 후두두둑....... 소나기가 퍼붓는 바람에 비를 쫄딱 맞고 집에 돌아왔다. 오늘 여우가 시집 가는 날인가? 아니 호랑이였나? 남은 이불은 이거 더는 발빨래 못하겠다 싶어 클리너를 찾아갔다. 밑에 까는 요 한장 빠는데 28불... 두장이니까... 차라리 새걸로 사는게 낫겠다. 코인 런더리 있는데 아냐고 물어 도착하여 보니 세제를 안챙겨왔다. 장이나 볼까 하여 월마트에 잠깐 들렀는데 집으로 날아온 월마트 5불 프로모쿠폰 액티베이트만 하고 다른 볼일만 보고는 집에 와버렸다. 다시 빨래감을 챙기고 세제도 챙기고 캐쉬도 챙기고 하여 빨래방에 도착하고 보니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왔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셀폰 대신 리모콘 챙겨간적은 있어도... 그래서 옛부터 어르신들은 기압이 낮은 날에는 조심하라고 하셨나 보다. 아무튼 빨래를 넣어놓고 테이블에 앉아 숙제를 좀 하다가 오랜만에 엄마와 통화를 하고 상쾌해진 기분으로 뽀득뽀득 뽀송뽀송 말린 이불을 안고 나왔다. 옆에서 빨래하던 남자 하나와 내 차 뒤에 어떤 빨간 볼보 한대가 가로로 주차되어 있었다. 차주인을 함께 찾아보다가 남자 왈, 네 차는 잘하면 빠질수도 있겠다. 오른쪽으로 약간 공간이 있으니 뒤의 빨간차와 벽 사이로 나와볼수 있겠냐는 거였다. 남자는 뒤에서 차를 봐주고 후진과 전진 열번을 한 끝에 그 차에 1/10미리의(개인적인 육안으로) 공간을 두고 무사히 빠져나왔다. 역시 DC의 혼잡한 출근길에 아침마다 갈고닦은 주차실력은 아직 죽지 않은 것이다. 남자는 자기 친구까지 데리고와 머쓱한 칭찬을 해주다가 문득 내 짝짝이 신발을 보고 웃고 나도 그만 씨익 웃고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